"낙상 마렵다"는 악마의 속삭임, 가톨릭 병원의 추락한 신뢰
신성한 생명이 짓밟힌 자리, 가톨릭은 어디에 있었나
대구가톨릭대학교병원 신생아중환자실에서 벌어진 믿기 힘든 학대 사건은 우리 사회에 깊은 상처를 남겼다. 갓 태어난 연약한 아기들을 향한 간호사들의 잔혹한 조롱과 폭언은 차마 입에 담기조차 힘들다. "낙상 마렵다"는 섬뜩한 문구는 생명 존중을 외치는 가톨릭 병원에서 벌어진 일이라고는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악마의 속삭임과 같다.
'개인 일탈'이라는 방패 뒤에 숨은 무책임
그러나 더욱 실망스러운 것은 사건 발생 후 병원 측의 태도다. "개인의 일탈"이라는 안이한 변명으로 책임을 회피하려는 모습은 가톨릭이라는 종교적 권위 뒤에 숨어 책임을 회피하려는 얄팍한 술책으로밖에 보이지 않는다. 가톨릭은 사랑과 용서, 헌신을 가르치는 종교다. 그런 가치를 내세우는 병원에서 이토록 끔찍한 일이 벌어졌음에도 불구하고, 책임 있는 자세를 보이지 않는 것은 스스로의 가치를 부정하는 것과 다름없다.
만연한 구조적 문제, 은폐 시도까지
이번 사건은 단순히 몇몇 간호사들의 일탈 행위로 치부할 수 없다. 8개월 동안 지속된 학대 의심 게시물, CCTV조차 없는 허술한 감시 시스템, 내부 고발이 없었다면 영원히 묻힐 뻔했던 은폐 시도 등, 구조적인 문제가 복합적으로 얽혀 있다. 이는 병원 시스템 전반에 걸친 윤리 의식 부재와 관리 소홀을 보여주는 명백한 증거다. 문제를 인지하고 개선하려는 노력 없이, 그저 '개인 일탈'이라는 말로 책임을 회피하려는 태도는 더욱 큰 분노를 자아낸다.
진정성 없는 사과, 행동 없는 변화는 공허한 외침일 뿐
피해 부모들은 병원 측의 미온적인 태도에 깊은 절망감을 느끼고 있다. 진정성 없는 사과와 형식적인 재발 방지 대책으로는 이미 깨진 신뢰를 회복할 수 없다. 병원은 피해 아기와 가족들에게 진심으로 사과하고, 실질적인 보상과 함께 재발 방지를 위한 구체적인 계획을 제시해야 한다. 말뿐인 사과가 아닌, 행동으로 보여주는 변화만이 실추된 명예를 회복하는 유일한 길이다.
가톨릭, 이름에 걸맞은 책임을 다해야 한다
대구가톨릭대학교병원은 더 이상 '개인 일탈'이라는 말로 책임을 회피하지 않아야 한다. 가톨릭이라는 이름에 걸맞은 도덕적 책임감을 보여주고, 인간 존엄과 생명 존중의 가치를 실천하는 병원으로 거듭나야 한다. 이번 사건에 분노하는 사회와 피해 아기, 그리고 가족들에게 진정성 있는 책임 이행과 재발 방지를 약속해야 할 것이다.
병원은 다음과 같은 구체적인 조치를 통해 책임을 다해야 할 것이다.
철저한 진상 규명 및 책임자 처벌: 사건의 전말을 투명하게 공개하고, 학대에 가담한 간호사뿐만 아니라 관리 책임자에게도 합당한 책임을 물어야 한다.
피해자와 가족에 대한 진심 어린 사과와 보상: 피해 아기와 가족에게 진심으로 사과하고, 정신적, 물질적 피해에 대한 적절한 보상을 제공해야 한다.
신생아실 감시 시스템 강화: 신생아실 내 CCTV 설치를 의무화하고, 24시간 감시 체계를 구축하여 학대 행위를 예방해야 한다.
윤리 교육 강화 및 내부 고발 시스템 활성화: 간호사를 비롯한 모든 의료진을 대상으로 윤리 교육을 강화하고, 내부 고발 시스템을 활성화하여 문제 발생 시 즉각적인 대응이 가능하도록 해야 한다.
병원 문화 개선: 수직적인 조직 문화를 개선하고, 상호 존중과 배려를 바탕으로 한 건강한 근무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
외부 전문가 참여: 외부 전문가를 참여시켜 병원 시스템 전반을 점검하고, 개선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대구가톨릭대학교병원은 이번 사건을 통해 뼈를 깎는 반성과 함께, 환자와 가족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한 모든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그렇지 않다면, 가톨릭이라는 이름은 더 이상 그 어떤 도덕적 권위도 갖지 못하게 될 것이다. 사회는 끊임없이 지켜볼 것이며, 병원의 진정한 변화를 촉구할 것이다. 이번 사건이 우리 사회에 의료 윤리의 중요성을 다시 한 번 일깨우고, 환자의 안전과 존엄성을 최우선으로 하는 의료 시스템을 구축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